자동차회사, 슬로건도 경쟁시대
Drive, Driver, Driving, Power 선호 과거 차종별 판매만을 위해 등장했던 슬로건이 이제는 자동차회사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마다 슬로건을 제정, 브랜드 이미지 제고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대부분 자동차회사의 슬로건에는 '드라이브(Drive), 드라이버(Driver), 드라이빙(Driving), 파워(Power)' 등의 단어가 단골로 등장, 업체별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이브'가 보수적이고 세련된 '운전'의 이미지라면 '드라이버'는 운전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드라이빙'은 '운전의 즐거움'이 가미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파워'는 성능을 강조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국내업체 가운데 '드라이브'를 슬로건으로 쓰는 곳은 현대자동차다. 현대는 최근 '드라이브 유어 웨이(Drive your way)'를 슬로건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브랜드 이미지를 보수와 세련에 맞췄다는 설명이다.
현대가 '드라이브'라면 GM대우는 '드라이빙'을 강조하고 있다. GM대우는 2002년 출범 당시 '드라이빙 이노베이션(Driving Innovation)'을 슬로건으로 선보인 뒤 젊고 혁신적인 기업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그 결과 출범 이후 출시된 라세티 등에 역동적인 이미지를 부여했고, 최근 공개한 신차들의 디자인에도 '혁신'을 담아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달리 기아는 '파워'를 키워드로 활용했다. '파워 투 서프라이즈(Power to surprise)'를 통해 '기아'를 젊고, 자신감 있는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타깃 고객 또한 '모험적이며, 마음이 젊은' 사람들이다.
수입차업체에선 다양한 슬로건이 회사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독일업체로는 아우디의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아우디는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를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기술'이고, 아우디는 그 기술경쟁에서 앞서 있음을 부각시킨 표현이다. 반면 같은 그룹 산하인 폭스바겐은 운전자 중심의 슬로건이다. '드라이버즈 원티드(Driver's Wanted)'를 통해 폭스바겐은 운전자가 바라는 모든 걸 충족시켜 주고 있다는 의미다.
BMW는 '최고의 자동차(The Ultimate Driving Machine)'를 사용한다.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자동차)이 곧 BMW라는 뜻이다. 이를 통해 BMW를 넘어서는 자동차가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경쟁업체인 벤츠는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Das Beste oder Nichts)'가 슬로건이다. 오랫동안 최고급 자동차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켜 왔고, 앞으로도 '최고'만을 고집하겠다는 장인정신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처럼 독일업체들이 주로 최고, 기술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반면 일본업체들은 '완벽, 파워' 등을 집중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렉서스는 '완벽을 향한 끊임없는 추구'로 유명하다. 여기서 '완벽'이란 경쟁을 넘어 인간이 자동차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모든 걸 망라하고 있다. 반면 혼다는 '파워 오브 드림(Power of Dream)'으로 성능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실제 혼다는 경주를 통해 성장한 회사인 데다 일본업체로는 드물게 F1에 참가할 정도로 자동차 경주에 적극적이다. 이를 통해 '성능=혼다'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이 밖에 스웨덴업체인 볼보는 '인생을 위한 볼보(Volvo for Life)'를 통해 삶의 여유로움을 주장한다. 자동차와 삶을 떼어 놓을 수 없고, 즐기는 인생에는 볼보가 제격이라는 뜻이다. 또 재규어는 '모방은 없다(A Copy of Nothing)'라는 슬로건 아래 언제나 독창적인 스타일과 기술을 추구한다. 랜드로버는 정통 4WD의 특성이 담긴 '어떤 곳도 길'이라는 슬로건을 쓰고 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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