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가인
제목     중형차 가격, 은근슬쩍 인상

중형차 가격, 은근슬쩍 인상

신차라고 올리고, 기본품목 선택으로 돌리고

 최근 잇따라 출시된 국내 중형 세단의 가격이 구형에 비해 예상 외로 크게 올라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이들 차의 경우 '신차'라는 점을 이유로 가격이 인상됐으나 구형에서 기본으로 적용되던 품목이 신차에선 옵션으로 전환된 게 많아 실제 인상액은 상당히 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출시된 르노삼성자동차의 뉴SM5(520 기본형 AT 기준)는 구형보다 121만원이 비싸나 실제로는 150만원이 인상됐다는 게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우선 SM520 AT의 가격은 1,649만원인 반면 뉴SM5는 1,770만원이다. 그러나 뉴SM5에는 구형에 비해 트렁크 가스 리프터와 16인치 타이어만 추가된 반면 알루미늄 휠, 우드그레인, 계기판 조명조절, 리어 암레스트 박스 등은 제외됐다. 이들 품목의 가격가치가 50만원 정도인 걸 감안하면 실제 150만원 정도 가격이 인상된 셈이다. 

 이에 앞서 출시된 현대자동차 쏘나타는 인상폭이 더 크다. 우선 현대는 쏘나타에 범퍼 스테인리스 몰딩, 크롬 도어채널 몰딩, 17인치 알루미늄 휠, 듀얼 머플러, 뒷좌석 헤드레스트 높이조절, 전동조절식 페달, VDC 등의 다양한 편의품목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는 모두 2.4 모델에만 적용될 뿐 국내 주력차종인 2.0과는 거리가 멀다. 또 EF쏘나타와 대비해 쏘나타의 판매가격은 2.0 AT를 기준으로 168만원 올랐으나 쏘나타에는 뉴EF쏘나타의 기본품목이었던 알루미늄 휠과 동반석 에어백, 전자동 에어컨 및 AQS 등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무려 250만원 가량 인상됐다는 게 구입자들의 설명이다. 

 현대는 이에 대해 구형과의 가격비교는 적절치 않다고 반박한다. 현대 관계자는 "EF쏘나타와 쏘나타의 출시시점 물가가 다르고 그 기간의 물가상승률을 적용하면 오히려 가격을 더 올려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어 "보통 신제품에는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적용되고, 이 같은 기술적 비용 등을 고려하지 않은 가격비교는 무의미하다"며 "예전 포니 시절과 지금의 자동차 가격을 비교하면 제조품 가운데 가장 인상폭이 적은 제품이 바로 자동차"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 가격은 크게, 또 쉽게 올리기 힘들다고 말한다. 소비저항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최근 제조사들이 가장 손쉽게 사용하는 방법이 '옵션장사'다. 기본품목을 신차에선 옵션으로 돌리고, 옵션 또한 반드시 선택할 수밖에 없는 품목과 말 그대로 '선택이 가능한' 품목을 패키지로 엮어 파는 방법이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은 옵션은 각각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업계는 옵션을 모두 개별품목으로 팔 경우 구입차종의 가짓수가 늘어나고, 이에 따른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건 물론 이익폭도 줄어든다는 점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한경자동차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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