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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비상급유 서비스 급증의 이면

비상급유 서비스 급증의 이면

 기름이 바닥나도 연료를 넣지 않고 시동이 꺼질 때까지 운행하는가 하면 주유소에서 5,000원 혹은 1만원어치만 기름을 넣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불경기 여파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중소형 보험사인 A사에 따르면 비상급유 출동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이 회사가 2003년 한 햇동안 비상급유를 위해 출동한 경우는 모두 4,900건. 2004년엔 31.6%나 많았다. 특히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는 매월 그 동안의 월간 최다 출동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최근들어 비상급유 수요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인 B사의 경우도 매달 20~40% 전후의 비상급유 출동 증가율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12월엔 비상출동이 2,210건으로 지난 2년새 최다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경우는 다른 회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처럼 비상급유 서비스 요청이 갑자기 늘어난 건 주머니가 가벼운 운전자들이 기름이 바닥날 때까지 무모하게 차를 운행하기 때문이다. 연료경고등이 들어와도 당장 달릴 수 있는 만큼 차가 서면 그 때 비상급유 서비스를 요청한 뒤 주유소를 찾아 기름을 넣는 것. 

 강남에서 한 보험회사의 비상출동 서비스를 대행하는 업체 관계자는 “예전엔 연료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1년에 한두 차례 있을까말까였는데 요즘엔 한 달에도 서너 차례 비상급유를 위해 출동한다”며 “경기가 좋지 않음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도 싸늘하다. 1만원 미만인 소액 주유고객을 자주 볼 수 있어서다. 경기도 평택의 한 주유소 사장은 “예전과 달리 요즘엔 1만원어치만 기름을 넣어달라는 이들이 하루에도 몇 명씩 있다"며 "심지어 몇천원어치만 넣는 이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자동차전문가들은 이 같은 운전자들의 행태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푼이라도 연료비를 아끼려는 건 좋으나 연료가 바닥나 시동이 꺼질 경우 연료탱크 바닥의 이물질 등이 연료 순환계통에 장애를 일으켜 차 수리비가 더 들어갈 위험이 높아서다. 또 도로 한가운데서 시동이 꺼지면 사고위험도 높다. 따라서 연료비를 아끼려면 최대한 기름이 덜 먹게 경제운전을 하고, 경고등이 들어오면 늦기 전에 연료를 채워줘야 한다고 충고한다.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한경자동차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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