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가인
제목     자동차공업협회, 회장 자리 놓고 갈등


자동차공업협회, 회장 자리 놓고 갈등

외국인 안되고, 쌍용·르노삼성 배제

 국내 자동차업체가 회원사로 참여중인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회장 자리가 특정 업체에만 주어지는 걸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외국인은 회장에 취임할 수 없는 규정이 반발을 사고 있다. 



 협회 내규에 따르면 회장직은 회원사 가운데 상위 매출 3대 업체 대표가 돌아가며 맡게 돼 있다. 이에 따라 협회장직은 현대·기아·GM대우에만 주어지고, 쌍용과 르노삼성은 회장직을 맡고 싶어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를 만들 때 일본자동차공업회를 벤치마킹했는데, 거기에 이 같은 규정이 있어 그대로 따른 것"이라며 "아무래도 규모가 큰 업체의 대표가 회장직을 맡는 게 영향력이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러나 협회의 경우 국내 완성차 5사가 회원사이며, 협회의 존립목적이 자동차업체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인 만큼 업체 규모와는 관계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또 일본의 경우 자동차업체 수가 국내보다 두 배 이상 많아 그럴 수 있으나 국내는 5사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이치가 맞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쌍용자동차는 내심 불만이 있으나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워크아웃 기업이었다는 점에서 회장직을 줘도 맡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 관계자는 "그 동안 어려운 상황의 연속이어서 협회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며 "내부적으로 협회의 내규를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인 르노삼성자동차는 회장직에 아예 관심이 없다는 반응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의 시스템에 전혀 불만이 없다"면서도 "완성차 5사가 모두 회원인 만큼 동등한 대우를 받으면 더 좋지 않겠느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회장직에 관해선 회원사의 회비 납부액과 연관이 깊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협회는 회원사 5사의 회비와 모터쇼 등의 자체 수익사업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운영비는 회비에 절대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완성차 5사가 연간 납부하는 회비는 모두 50억원 수준으로, 이 중 20억원은 5사가 균등하게 5억원씩 분담하고 나머지 30억원은 매출액 기준으로 내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현대·기아자동차가 25억원 정도를 부담하고 나머지 5억원을 GM대우, 쌍용, 르노삼성이 분담한다. 결과적으로 현대·기아가 협회비의 대부분인 35억원 정도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협회는 오래 전부터 수입원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절감해 왔다. 완성차 5사 중 2∼3사의 회비에 의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들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 업체 간 개별 이해가 상충됐을 때 회비를 적게 내는 곳의 주장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 이유이기도 하다.  



 회장직을 내국인만 맡을 수 있다는 규정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협회장은 GM대우가 맡을 차례다. 그러나 닉 라일리 GM대우 사장이 외국인이어서 이영국 GM대우 수석 부사장이 협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국적 논란이 사라지는 추세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국적을 따지려면 차라리 미국처럼 빅3만 별도의 협회를 두고 있는 것처럼 한국업체인 현대·기아가 별도 단체를 두고, 외국업체인 GM대우와 쌍용, 르노삼성이 제3의 단체를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은 자동차산업에 있어 중요한 것은 생산공장이 어디 있느냐이지 국적은 문제삼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완성차만 놓고 보면 그럴 수 있으나 자동차산업은 관련 부품산업의 동반성장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국적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협회의 그 같은 내규는 한국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해 지켜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협회장직 순환에 대해선 "일부 업체의 배제 부분은 좀 생각을 해봐야 하는 사안"이라며 "이 문제는 향후 발전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협회도 고민중임을 시사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한경자동차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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