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기성기자] 주문에서 출고까지 3개월이나 기다려야하는 등 대형차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차(005380) 신형 `그랜저(GRANDEUR)`.
첫 만남의 인상은 종전 `그랜저XG` 모델과 전혀 달랐다. 한결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 대형 세단의 품격을 더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 램프. 자동차 디자인의 추세로 확고히 자리잡은 모던한 유럽형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그랜저`에 다가서자 도어 개폐장치가 자동으로 풀렸다. `그랜저`가 채택한 스마트키를 몸에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키는 운전자의 조작없이도 휴대만으로 도어 열림과 잠금, 시동 뿐 아니라 이모빌라이저를 통한 도난 방지 기능까지 갖춘 최첨단 시스템이다.
람다 6기통 3.3L 엔진을 얹은 `그랜저`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시동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시동 소음이 적기로 유명한 `렉서스`와 별 차이가 나지 않았다.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았다. 정통 고급 세단답게 조용하고 편안하게 미끄러져 나갔다. 요철을 지날 때도 흔들림이 거의 없었고 핸들 움직임에 따른 자세 복원도 빨랐다.
가속력을 느껴 볼 차례였다. 자유로에 접어들어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계기판은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넘어 150km를 가리키고 있었다. 엔진의 순발력이 상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이 거의 없었다. 속도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감을 유지했다.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와 `소나타`에 탑재한 람다 엔진에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를 알만 했다. 3.3L 람다 엔진은 6000rpm에서 233마력과 3500rpm에서 최대토크 31.0kg·m의 탁월한 힘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에 도달하는 시간도 8.1초에 불과하다.
코너링 역시 부드러웠다. 고속에서도 흔들림과 차체 쏠림 현상이 적었다. 운전자가 의도한 대로 차량의 자세를 제어해주는 첨단 자세제어장치(Vehicle Dynamic Control)가 그 비결.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모젠(Mozen)`은 주행의 재미를 더했다. 차량 앞부문에 장착된 단말기 화면에서 `모젠`을 손가락으로 누르자 잠시후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는 여성 상담원의 상냥한 음성이 들려왔다.
저녁을 먹기 위해 문산에 있는 모 음식점으로 가는 길 안내를 부탁했다. 그러자 단말기 화면에는 모 음식점으로 가는 지도와 음성 안내 서비스가 시작됐다. 중간 중간에 주가와 날씨도 물어봤다. 쌍방향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한마디로 `차안의 척척박사`였다.
현대차가 대형차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86년 첫 선을 보인 `그랜저`. 20년 세월의 연륜이 쌓인 4세대 모델이 바로 신형 `그랜저`다. 수입차와의 경쟁은 물론 세계 대형차 무대에서도 승산이 충분히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합격점`이다.
다만 시속 120km을 넘어서자 창가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는 `옥의 티`였다. 또 지나치게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개인적인 취향에는 맞지 않았다.
(출처 : Daum 미디어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