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내수시장 폭풍 일으킬까 지난 24일, GM대우자동차 부평 디자인센터가 언론에 속삭을 드러냈다. 자동차회사가 디자인센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 언론에 보여주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디자인센터 내부에는 다양한 컨셉트 렌더링이 산재해 있어 공개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GM대우 직원조차 입사한 지 15년만에 디자인센터를 처음 들어와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이런 비밀스러운 곳을 보여준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선 무엇보다 GM대우가 이제 '자신감'을 가졌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002년 10월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후 내부 디자인 역량을 강화해 왔고, 이제 그 힘을 발휘할 때가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GM이 대우를 가진 후 나온 새 차종은 사실 대우시절 만들어진 모델이 대부분이다. 라세티가 그랬고, 조금씩 앞뒤 모양이 바뀐 칼로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제부터 출시되는 차종은 대우가 아닌, GM대우자동차의 손길로 만들어진 차들이다. 그래서 모양도 '확' 바뀌었다.
이를 두고 GM대우 및 GM아시아태평양 수석 디자이너인 데이빗 라이온 전무는 '패밀리 룩'을 언급했다. 실제 앞으로 나올 신차들 사이에 공통점이 여기저기 발견됐다. 그는 'V'자형 캐릭터 라인과 그물형 라디에이터 그릴, 차가 커보이게 하는 실루엣 등을 앞으로 GM대우의 패밀리 룩으로 발전시켜 가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이전 3분할 그릴로 대변돼 왔던 대우의 패밀리 룩과는 완전 차별화시킨다는 의미다.
라이온 전무는 이 같은 패밀리 룩 추구가 가능한 배경은 GM의 다국적성이라고 말한다. 그는 GM이 보유한 세계 디자인센터 소속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국적이 없다고 말한다. 다국적 기업의 특성 상 디자이너 개개인의 문화와 취향은 전혀 다르다는 얘기다. 특히 전반적인 실루엣이나 균형미를 우선시하는 서양의 디자이너와 달리 한국 디자이너들은 세부적인 감성 디자인에 강하다고 말한다. 이 둘의 조화가 바로 GM대우가 새롭게 만들어갈 패밀리 룩의 재산이 된다는 것이다.
이번에 공개한 향후 출시차종을 보면 그의 설명이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는다. 전반적인 스타일이 '대담해졌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스타일을 '대담하다'고 하면 쉽게 상상되지 않겠지만 첫 눈에 반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은 그 만큼 국내에서 보기 드문 혁신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GM대우는 오는 3월 신형 마티즈 시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내수점유율 올리기에 나선다. 특히 6월쯤 출시될 칼로스 후속차종은 거의 준중형차에 가까운 차체 사이즈와 편의성 및 배기량으로 소형차시장의 다크호스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칼로스 후속차종을 보면 이번에 공개된 GM대우 신차들의 공통된 디자인적 시각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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