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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혼다 2005년 판매 적신호


혼다 2005년 판매 적신호

딜러들 "팔 차가 없다" 울상

 2004년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 수입차시장에 진입한 혼다가 올해는 판매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혼다는 세단인 어코드의 폭발적인 수요와 SUV CR-V가 기대 이상으로 인기를 끌어 8개월만에 1,475대를 등록시켜 20개 수입차브랜드 중 4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어코드 3.0은 887대가 등록돼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4위를 기록하는 선전을 펼쳤다. 그러나 올해는 혼다의 판매가 작년만큼 순탄치 않을 것이란 게 회사 내외부의 전망이다.



 올해 혼다 부진을 예상케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신차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판매시작 후 4개월동안 100여대를, CR-V가 출시된 10월 이후에는 200여대의 차를 등록해 대기수요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러나 올들어선 1월25일 현재 등록실적이 지난 연말의 절반 수준을 밑돌고 있다. 설 명절 이전에는 차를 구매하지 않는 전통적인 비수기에, 경기침체를 감안하더라도 숫자가 너무 떨어진 셈이다.  



 혼다 관계자는 “아무리 비수기라고는 하지만 전시장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어져 의아할 정도”라며 “이제 대기수요라는 거품이 모두 걷힌 만큼 1월 등록실적을 봐야 올해의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는 들여올 신차도 마땅치 않다. 혼다는 당초 자사의 고급 브랜드인 어큐라 레전드와 혼다 스포츠카 S2000, SUV 오딧세이, 어코드 하이브리드 등의 수입을 고려했다. 이 중 레전드는 지난 94년 대우자동차를 통해 아카디아로 판매돼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데다 이 차를 타던 운전자들의 문의전화도 많아 혼다측에서도 내심 기대하던 모델. 그러나 혼다 본사가 향후 렉서스와 대응시킬 어큐라 브랜드를 혼다 매장에서 파는 데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어 성사가 어렵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의 경우 렉서스는 판매되고 있으나 토요타 브랜드를 쉽게 들여오지 못하고 있다"며 "혼다의 경우도 두 브랜드를 차별화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레전드가 국내에서 판매되긴 하겠지만 올해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 S2000의 경우 수동변속기란 점 때문에 후보에서 빠졌다. 시장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오딧세이나 어코드 하이브리드 역시 단기간에 들여오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오딧세이의 경우 일본 내수용은 스타일링이 멋있으나 국내에 수입할 미국수출용은 모양이 박스형으로 밋밋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게 딜러들의 판단이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유지비면에서 매력이 있는 반면 가격이 휘발유차에 비해 20% 이상 비싸질 게 분명해 판매를 장담하기 힘들다.  



 혼다코리아는 이 때문에 각 딜러들의 올해 사업계획에 “어코드와 CR-V 2종으로만 판매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딜러들은 이에 따라 "수입차시장이 1월들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데 올해는 팔 차마저 없다"며 "닛산의 경우 처음부터 인피니티의 6개 차종을 들여오는데 혼다측은 뭘 하는 지 모르겠다"고 혼다코리아의 준비부족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혼다는 서울지역의 경우 딜러가 늘어난 데 대한 효과도 보지 못하고 있다. 혼다는 지난해 5월 청담동(두산)에, 8월에는 서초동(일진), 10월에는 용산(KCC)에 각각 전시장을 열었으나 시장을 키우는 효과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딜러가 증가했음에도 등록대수는 제자리를 맴돌아 결국 서울지역에서 세 딜러가 나눠 먹는 상황이 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딜러의 수익성만 떨어지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 판매망을 확장하지 못하는 것도 혼다의 올해 부진을 부추길 요인으로 꼽힌다. 혼다는 당초 서울 3곳과 부산 외에 분당에 딜러를 둘 방침이었으나 아직 결정을 못하고 있다. 선뜻 나서는 업체들은 많으나 혼다의 요구가 지나쳐 막판에 딜러후보들이 두 손을 드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혼다측과 접촉했던 한 업체에 따르면 분당지역  딜러십을 따내려면 최소 180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분당지역 공백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혼다측은 내심 경기가 좋아져 '모두 잘 팔리는' 상황에 묻어가기만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진출 두 돌째를 맞은 혼다가 이 같은 악재들을 어떻께 극복할 지 주목된다. 





진희정 기자 jinhj@autotimes.co.kr


-한경자동차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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