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김익환 사장, 광주공장서 진두지휘
(서울=연합뉴스) 기아차 김익환 사장이 미처 업무파악도 제대로 못한 취임 초기에 '광주공장 채용 비리'라는 메가톤급 악재를 맞아 연일 동분서주하고 있다.
24일 기아차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7일 사장 발령 이후 주요 생산 공장을 직접 찾아가 업무보고를 받는 등 유난히 현장을 챙기며 현안 파악과 생산 독려에 힘써 왔다. 그러다 이번 광주공장 채용비리 사건이 불거지자 김 사장은 거의 매일같이 광주공장에 내려가 사태 진전을 주시하며 언론보도 등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을 일일이 챙기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김 사장이) 지난 주말 광주공장에 내려가 현장 상황을 지켜보다 올라왔는데 오늘(24일) 다시 광주로 내려 갔다"면서 "처음에 노조간부의 개인 비리로 알려졌던 이번 사건이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이 커져 현장에서 직접 상황을 챙겨야 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김 사장이 전격 발탁된 배경과 관련, 현대.기아차그룹의 최고 경영진이 광주공장 문제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 미리 인지하고 윤국진 전 사장과 광주공장장 등 관련 책임자들을 미리 경질했다는 설이 현재는 거의 사실로 굳어져 있다. 하지만 광주공장의 채용 비리가 이처럼 일파만파로 번질 정도인지는 미처 예상치 못했다는 것이 현대.기아차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광주공장 문제가 노조 홈페이지 등에 폭로성 글로 올라오기 시작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다가 작년 10월 초 이후 광주공장에 대한 정기감사를 진행하면서 어느 정도 실상을 알게 됐다"면서 "하지만 광주공장장 등 관련 책임자들을 이달 초 인사조치한 것은 보고 누락의 책임을 물은 것이지 사태가 이처럼 심각하다고 인식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김 사장 입장에서는 광주공장에 채용 비리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노조간부의 금품수수나 노조에 대한 추천권 할당 등 깊은 사정까지는 미처 파악하지 못했었다는 주장인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다른 관계자는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연일 광주공장에 내려가는 것은 전임 공장장의 보고 누락으로 사태가 이처럼 커졌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면서 "그동안 잘못돼온 문제점들은 차제에 바로 잡는 것이 당연하지만 너무 사건이 커져 회사의 국내외 신인도가 바닥까지 떨어지는 상황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 사장은 원래 기아차 홍보담당 부사장을 맡아오다 작년 12월 초 국내영업담당 부사장 겸직 발령을 받은 이후 영업직의 생산 및 관리직 전직 작업을 무난히 수행했고, 노조를 설득해 창사 이후 최초로 '광주공장의 성탄절 특근'을 이끌어 내는 등 노조쪽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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