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가인
제목     수입차 영업사원 '고액 연봉' 옛말





수입차 영업사원 ‘고액 연봉’ 옛말

 불과 2~3년 전만 해도 일부 실적좋은 수입차 영업사원들은 억대 연봉으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최근들어 그런 호시절은 끝난 듯하다. '앞에서 남고 뒤로 밑지는' 영업사원들이 늘고 있어서다. 

 ▲치열한 경쟁으로 판매 인센티브 포기 
 실제 2002년 조사한 각 업체별 판매왕들의 경우 판매대수는 최소 51대에서 최대 157대까지였다. 연봉의 경우 판매왕들 가운데 가장 적은 사람이 1억원이었으며 최고 연봉자는 2억5,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조사한 판매왕들의 실적은 저조했다. 등록대수는 30~100대, 연봉은 5,000만~1억5,000만원으로 각각 줄었다. 

 불과 2년새 각 딜러별 베스트 영업사원들의 실적이 저조해진 가장 큰 이유는 치열해진 경쟁 때문이다. 그 동안 벤츠, 혼다, 아우디 등의 법인들이 국내시장에 진입하며 딜러들에게 투자를 요구했고, 이에 따라 전시장을 늘리면서 영업사원들 숫자도 함께 증원시켰던 것. 벤츠의 경우 서울지역이 1딜러 1매장에서 2딜러 4매장으로 바뀌었으며 영업사원은 40여명에서 130명(한성, 효성 포함)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혼다도 지난해 상반기엔 1딜러 1매장이었으나 하반기엔 3딜러 3매장으로 증가했다. 다른 브랜드들 역시 딜러 및 전시장, 영업사원 수를 늘려 치열해진 경쟁에 일조했다.  

 그러나 수입차 등록대수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결국 어차피 판매될 차들을 늘어난 딜러들과 영업사원들이 나눠 먹다 보니 영업사원 1명 당 등록대수나 연봉 등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혼다는 두산 1곳에서 팔 때와 일진과 KCC 등 2개 딜러가 더 영입돼 함께 팔았을 때의 월별 등록대수는 200여대로 비슷했다. 이렇게 심화된 경쟁으로 영업사원들은 더 힘들어졌다. 실적을 올리기 위해 자신의 인센티브를 털어서라도 차를 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왕인 모 영업사원은 회사에서 제시하는 프로모션에서 자신이 받을 인센티브 이상까지 포함해 차를 깎아 팔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 놓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봉이 1억원을 넘는 영업사원이라도 실제 가져가는 돈은 3,000만원 정도인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영업사원, 연령대는 젊어지고 여성은 1명도 없어 
 2002년의 경우 각 브랜드별 판매왕들의 연령대는 주로 30대 후반~40대 초반이었다. 그러나 2004년에는 30대 초중반으로 영업사원들이 젊어진 게 특징이다. 각 딜러별 베스트 영업사원 중 최연소는 선인자동차(포드)의 이성원 대리로 29세였다. 최연장자는 D&T모터스(렉서스)의 신동경 부장으로 45세였다. 

 연령층이 젊어지면서 판매방법도 다양해졌다. 내방고객 위주로 판매하는 기존의 방법에서 노트북이나 PDA를 활용한 고객 데이터베이스 관리, 기념일 문자 서비스 및 선물 증정, 영업사원 개인 홈페이지 운영, 포털 사이트에 자신의 홈페이지 광고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수입차영업 10년 경력의 40대 중반 영업사원은 “요즘 젊은 친구들을 보면 도대체 차를 어떻게 파는 지 알 수 없다”고 말할 정도다. 

 또 다른 특징은 판매왕들 중 여성이 1명도 없다는 점이다. 2년 전에는 저먼모터스(BMW)의 김은정 과장이 있었으나 지난해에는 여성이 없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수입차 영업 자체가 남성들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여성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 

 2004년 수입차 판매왕들이 기존의 영업사원들과 공통되는 점도 있다. 그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건 ‘고객밀착’이다. 국산차 소비자들보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성향의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가능한한 많은 자동차정보로 무장하고, 최대한 친밀도를 높인다. 어떤 직원은 바쁜 고객들을 위해 애프터서비스까지 자신이 직접 할 정도다. 시장이 그리 크지 않은 만큼 서비스가 좋은 직원은 고객들에게 입소문이 돌기 마련이고 소개로 차를 파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2005년 경쟁 더 치열해져 한숨 
 베스트 영업사원들은 그러나 새해들어 수입차 판매가 주춤해져 한숨을 쉬고 있다. 3개월 연속 10대 이상을 팔았던 한 영업사원의 경우 19일 현재 2대밖에 판매하지 못했다. 또 아우디, 폭스바겐 등의 현지법인 설립으로 새로 영입된 딜러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시작하고, 하반기부터 인피니티가 판매되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어서 이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시장이 아직 성장기에 있기는 하지만 판매지역 간섭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전시장 늘리기 등으로 영업사원 및 딜러들의 수익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며 “영업사원이나 딜러가 돈을 벌지 못하는 구조가 되면 결국 수입차업계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희정 기자 jinhj@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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