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내수살리기 총력전..살벌한 '감원' 바람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극심한 내수판매 부진으로 몸살을 앓았던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연초부터 사력을 다해 '내수 살리기'에 매달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기아차 등 일부 업체들은 국내 영업조직 전체를 개편하는 대대적인 '감량 인사'를 단행, 새해 벽두부터 살벌한 '감원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최근 국내영업본부 소속 영업지점장 47명에 대해 보직대기 발령을 내려 작년 말 본사 임원 경질에 이어 일선 영업망 개편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에 대기발령을 받은 지점장들은 대부분 부장급으로 전체 380개 지점의 12%를 상회하는 것이어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폭이 크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영업지점장의 10% 이상을 대기발령하는 것은 외환위기 때도 없었던 일"이라면서 "국내 영업조직 전체에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고 전했다.
기아차는 앞서 작년말 정기 인사를 통해 국내 영업본부의 이사대우부터 상무까지 임원 8명을 해임하고 신규 임원(이사대우)은 3명만 보강, 임원수를 5명 줄였다. 또 전국 23개 지역본부를 20개로 줄이고 3천500명(노조원 2천900명)이 넘는 영업직 가운데 261명을 생산직이나 일반직으로 전환 배치해 국내 영업조직을 최대한 슬림화했다.
기아차가 이처럼 국내영업조직의 경량화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지난해 내수판매에서만 3천억원 가량의 적자가 나는 등 국내영업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올해 내수 판매를 작년(25만1천646대)보다 24% 가량 많은 31만대로 늘리고 시장점유율도 27%(작년 23.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아차에 비해 작년 영업실적이 다소 낫다고는 하지만 현대차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현대차도 작년 말부터 과장급 이상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지금까지 국내 영업본부에서만 30명 정도의 명퇴를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또 토요일과 일요일 당직 체제로 운영해온 전국 473개 직영 영업지점을 내달부터 토.일요일 정상 영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다.
GM대우차 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대우자동차판매의 경우 올 들어 '일일 판매할당제'를 도입, 전체 국내영업조직에 비상이 걸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역본부와 지점별, 개인별로 매일 판매목표를 정해 달성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면서 "목표를 채우지 못했을 경우에는 매일 오후 9시까지 미달 사유를 개인별로 보고받는 등 연초부터 전체 영업조직을 총력 가동중"이라고 말했다.
-한경자동차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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