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입차 판매전망, 양 협회 차이 커
KAMA 4만대 vs KAIDA 2만5,000대
내년 국내 수입차 판매전망을 두고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간의 전망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내수업체를 대변하는 KAMA는 내년 수입차가 파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수입차업체들의 모임인 KAIDA는 소폭 증가에 비중을 두고 있어 양측이 수입차 판매예상치를 놓고 일종의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을 띠고 있어 주목된다.
KAMA는 2005년 국내 수입차의 판매실적을 4만대로 내다봤다. KAMA는 내년 수입차시장이 활황세를 띨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입차가 많이 포진된 중·대형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KAIDA는 내년 국내에서 판매될 수입차가 2만5,000대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KAMA의 전망치보다 무려 1만5,000대나 적은 수치다.
KAMA는 "4만대 중에는 공식 수입차 딜러들이 파는 것 외에 개인이 중고차로 들여오거나 중고매매상들이 해외에서 직접 들여오는 모든 수입차가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입차업계에선 KAMA가 굳이 비공식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수입차까지 전망치에 포함시킨 배경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이 때문에 수입차 판매전망을 부풀려 내수시장의 위기의식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KAMA가 의도적으로 수입차 전망을 높게 잡아 수입차가 범람하고 있다는 듯한 인상을 심어줄 가능성이 높다"며 "판매전망은 어디까지나 신차기준이지 중고차까지 포함시켜선 안된다"고 말했다.
KAMA는 이에 대해 "말도 안된다"는 반응이다. 수입차는 신차뿐 아니라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차를 포함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 게다가 최근 중고차 등과 비공식 딜러들이 들여오는 수입차가 상당히 많아져 이 차들도 수입차 판매범주에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이 같은 미묘한 대립을 두고 업계에선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시작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두 협회는 각각 국내업체와 수입차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여서 사소한 일조차 양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게다가 지난해까지 국내 모터쇼와 수입차 모터쇼를 별도로 치를 만큼 팽팽한 긴장관계가 아직도 이어지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한편, 두 협회는 내년 4월 열리는 2005 서울 국제모터쇼에 양측 회원사 모두가 참가하기로 한 만큼 우선 모터쇼 진행에 상호 협조키로 한 상태다. 모터쇼를 통해 얻어지는 이익금 또한 양측이 공정하게 나눠 잡음을 없앤다는 방침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한경자동차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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