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가인
제목     안전도와 상품성은 극과 극?

안전도와 상품성은 극과 극?

기아 쎄라토, 충돌안전은 'POOR', 소비자는 'GOOD'

 동차의 안전성과 소비자들의 선택에는 상관관계가 있을까 없을까. '대답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가마다 다르다'는 말이 가장 정답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안전에 관해선 까다롭기로도 유명한 미국에선 어떨까. 여러 기관에서 나오는 자료들을 토대로 보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이다. 

 얼마전 기아 쎄라토는 미국의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에서 발행되는 '더 디트로이트 뉴스'가 발표한 올해의 '톱 10 차종'에 등극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만큼 차가 좋아서 소비자들의 호평도 이어졌다는 게 그 배경이다. 특히 '더 디트로이트 뉴스'는 기아 세라토가 현대적인 스타일과 넉넉한 공간, 그리고 편의성이 뛰어나 1만4,000달러 이하 경쟁차종 가운데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며칠 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쎄라토의 운전석 쪽을 시속 64km로 정면충돌시킨 결과 최하위 등급인 '푸어(POOR)'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특히 IIHS는 최하위 등급을 받은 차가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이라고 앞세웠다. 하지만 같은 플랫폼으로 개발된 현대 뉴아반떼XD는 최우수 등급인 '굿(GOOD)'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더 디트로이트 뉴스'와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풀어보면 기아 쎄라토는 '상품성은 높지만 안전성은 매우 낮은 차'로 인식된다. 사실 둘의 상관관계를 별도로 놓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넓게 해석하면 안전성이 곧 상품성 측면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안전성도 좋아야 상품성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게 자동차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견해다. 물론 미국 내 결과로 어차피 판단은 미국 소비자들이 할 일이지만 국내에서도 이 같은 안전성과 상품성의 괴리는 적지 않다. 

 현대와 기아만 놓고 보아도 이 사실은 쉽게 드러난다. 기아는 최근 몇 년 동안 건설교통부 산하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가 주관한 자동차 정면충돌시험에서 대부분 상위 등급을 차지했다. 오히려 현대보다 충돌안전성 면에선 앞서 있다는 게 충돌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그러나 정작 시장에선 기아보다 현대의 제품이 더 많이 팔렸다. 소비자들이 기아보다 현대 제품의 상품성에 더 높은 점수를 주었기 때문이다. 안전성은 정작 '충돌'이라는 만약의 사태가 터졌을 때 힘을 발휘하는 것이지만 상품성은 평소 타고 다니며 체감하는 속성 상 '안전'보다는 '상품성'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자동차에 있어 안전은 항상 간과할 수 없는 항목이다. 언제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안전도'는 어디까지나 보조수단이다. 즉, 제아무리 튼튼해도 사고로 죽고 사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튼튼하기로 소문난 벤츠도 사고 앞에선 운전자를 완벽하게 지켜주지 못한다.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도 벤츠 안에서 죽지 않았던가. 결국 '자동차의 안전도'보다는 '운전자의 안전의식'이 더 중요한 셈이다. '안전도'에 관심 갖는 것도 좋지만 이보다는 '안전운전'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수명을 조금이라도 더 늘릴 수 있지 않겠는가.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한경자동차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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