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가인
제목     BBC '한국차 매도'해프닝?.. 업계 대응 고민





BBC '한국차 매도' 해프닝?..업계 대응 고민

 (서울=연합뉴스) 영국 BBC방송 2채널의 한 오락 프로그램이 최근 한국차(車)를 극단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을 방영해 국내 자동차업계가 시끄럽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문제의 프로그램은 공중파 채널인 'BBC 2'의 '톱 기어'(Top Gear)로 자동차를 주소재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거리를 제공하는 오락 프로그램이다. 주말 프로그램인 '톱 기어'는 성탄절 연휴인 지난 26일 저녁(현지 시간) '태평양 연안국 차'(Pacific Rim Car)라는 타이틀로 한국의 현대.기아차와 말레이시아 프론토사 차 등을 도마 위에 올렸다.

 이날 방송은 "한국차가 싼 이유는 싸구려 자재와 부품을 쓰기 때문"이라면서 가격이 저렴한 차를 사려면 한국차를 사지 말고 2년 된 폴크스바겐의 중고 '골프'를 사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는 등 자극적인 내용으로 일관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프로그램은 또 바퀴를 단 냉장고를 스튜디오 안에 들여 놓고 한국에서는 차를 이렇게 만든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이 국내로 전해지자 자사차 '겟츠'(클릭)가 집중적으로 당한 현대차 등 국내 업체들은 사실 여부 확인과 방송의 진의 파악에 들어가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업계의 간판인 현대차의 경우 영국 현지 대리점의 진상 보고를 받고 다소 황당해 하는 분위기다.

 BBC 2 채널의 '톱 기어'가 자동차를 주소재로 다루기는 하나 100% 오락성 프로그램인 데다, 사실 전달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오로지 시청자들을 웃기는 데만 초점을 맞춰 처음부터 끝까지 무리하게 희화된 내용으로 일관한다는 것이 영국현지 보고의 요지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이 프로그램이 웃음의 소재로 다룬 차 중에는 벤츠, BMW, 렉서스, 푸조 등 외국의 유명 자동차들이 대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은 전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내용만 보면 분명히 진실을 왜곡한 것이어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서 "그러나 프로그램 자체에 진지함이 전혀 없는 데다 완전 오락성이어서 정색하고 대응하면 오히려 모양새가 이상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이 프로그램은 최근 방송에서 우리 티뷰론(현지명 쿠페)과 렉서스의 SC430을 다뤘는데 당시에는 티뷰론을 '10만달러 이하의 스포츠카 중 최고'라고 극찬하면서 렉서스를 심하게 깎아내렸다"면서 "그럼에도 렉서스를 포함해 이 프로그램에서 다룬 외국의 유명 차 중 소송 등을 통해 강력 대응한 곳은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내 차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겟츠 등이 올 들어 영국 등 유럽 시장에서 폭발적인 판매 신장세를 보이자 이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일부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일단 영국 대리점을 통해 BBC와 해당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엄중 항의한 뒤 BBC쪽의 반응과 함께 사태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볼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톱 기어'가 집중적으로 매도한 현대차의 '겟츠'는 올해 유럽 지역에서 12만대 이상 팔려 단일 차종으로는 유럽 최초로 10만대 돌파 기록을 세웠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한경자동차plus-

   
Insert titl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