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2년 이상 타야 휘발유차보다 '이익'
국내 경유승용차 출시로 이른바 경유차와 휘발유차의 경제성 우열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의 비율이 향후 100대 85 수준에 맞춰질 전망이어서 소비자들 입장에선 계산기를 두드려 보는 꼼꼼함이 필요하다.
▲1년 운행하고,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현재 수준일 때
기아자동차는 최근 스포티지에 2.0 CVVT 엔진을 얹은 휘발유 모델을 출시했다. 연비는 ℓ당 9.2km로 같은 차종, 같은 배기량의 디젤 모델의 ℓ당 13㎞에 못 미친다. 이에 따라 두 차의 주행거리를 연간 2만㎞로 잡았을 때 들어가는 유류비는 휘발유차가 296만원, 디젤차가 159만원이다(2005년 4월1일 정유사 공장도가 기준). 연료비만 보면 디젤차 운행 시 137만원이 저렴한 셈이다. 그러나 구입가격은 휘발유차가 디젤차에 비해 139만원 싸다. 결과적으로 두 차를 1년간 2만㎞ 운행했을 때 들어가는 유지비와 구입 시 가격 차이가 비슷해 어느 차종이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1년 운행하고, 휘발유와 경유 값이 100대 85일 때
이 같은 기준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100대 75인 현재 수준일 때 그렇다. 그렇다면 환경부가 경유 가격을 향후 휘발유 대비 85% 수준으로 올리면 어떻게 될까. 현행 공장도가 기준으로 휘발유는 ℓ당 1,363원, 경유는 1,159원이다. 스포티지 휘발유와 경유를 연간 2만㎞ 주행했을 때 들어가는 유류비는 휘발유차의 경우 296만원이며 디젤차는 178만원에 달해 기름 가격은 118만원 차이가 난다. 이를 다시 구입가격과 비교하면 휘발유차가 오히려 21만원 가량 덜 드는 셈이다.
▲2년 운행 시 첫 해는 100대 75, 이듬해는 100대 85일 때
스포티지 휘발유차와 경유차를 2년간 4만㎞ 운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경유차는 첫 해 운행에서 유류비 절감으로 구입가격 차이를 상쇄한 만큼 뒤이은 1년을 계산하면 휘발유차에 비해 118만원의 기름 가격을 아낄 수 있다. 이 처럼 디젤차의 경우 구입 시 다소 부담이 있더라도 1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용면에서 휘발유에 비해 아직 저렴하다. 게다가 휘발유 가격이 100대 85로 완성되는 시점이 오는 2007년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경제적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디젤 세단의 관건은 소음·진동(NVH)
스포티지와 같은 SUV가 아닌 세단형 승용차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세단형 승용차의 경우 연료비 절감 등의 장점이 크지만 SUV처럼 판매가 잘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휘발유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음과 진동(NVH)에 국내 소비자들이 그다지 관대하지 않아서다. 따라서 진동과 소음이 얼마나 감소됐느냐에 따라 세단형 경유승용차의 확산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게다가 아무리 경유승용차가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차라 해도 환경을 고려해 경유승용차를 구입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점도 이유가 되고 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2005-04-01 1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