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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가 3일 광주공장에서 북미항 수출차 양산.출하식을 갖고 미국을 향한 본격적인 수출길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 미국에서 한국 자동차의 인기가 높다. 그저 ‘전보다 좀 더 잘 팔리는 정도가 아니다. 이제 한국 자동차들은 ‘품질도 좋으면서 경제적인 자동차’라는 인식을 미국 소비자들에게 깊게 심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 사이트인 에드먼드닷컴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월 현재 한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4.2%. 1년전 3%대에서 1% 포인트 정도 늘었다. 점유율 7.3%의 유럽산 자동차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과거 미국 소비자들에게 현대·기아 등 한국 자동차들은 ‘싼 맛에 타는 자동차’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실제로 한국 자동차를 구입해 타고 있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미국에서 한국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미국 최대의 포털 사이트인 야후와 MSN 자동차 코너에서는 한국 자동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생생한 반응을 알 수 있다.
· 2002년도 쏘나타 LX를 타고 있다. 6만3,000마일(약 10만km)을 탔어도 거의 문제가 없었다. 친구 3명과 친척 2명에게 권하여 이들도 같은 차를 샀다.(야후)
· 기아 소렌토를 샀다는 사실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소렌토를 산 것은 살면서 내가 내린 결정 중 가장 훌륭한 결정의 하나다. 매우 오랫동안 탔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MSN)
· 2002년도 XG350을 사서 7만마일(약 11만4,000km) 탔다. 지금까지 큰 고장은 한번도 없었다.(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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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한국 차에 대한 평가가 주로 싼 가격에 대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구체적인 차의 성능에 대한 높은 평가도 적지 않다.
· 기아 세도나(카니발의 미국명)는 핸들링이 매우 좋고 클래식한 인테리어도 맘에 든다. 승차감도 아주 훌륭하다. GM의 미니밴도 가지고 있지만 나는 세도나를 운전하는 것이 훨씬 좋다.(MSN)
· 현대 싼타페는 가속력이 매우 훌륭하고 승차감도 아주 좋다. 소음도 적고 디자인도 멋지며 안정감을 준다.(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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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에 대한 높은 평가는 소비자들의 사용 평점을 통해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MSN 사이트에서 현대의 XG350은 소비자 평점 10점 만점에 9.7점을 받았으며 싼타페도 9.3점을 받는 등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아 자동차도 쏘렌토 9.2점, 옵티마 9.1점, 세도나 8.9점 등 최상급 점수를 받았다.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승용차인 도요타의 캠리가 8.6점, 혼다 어코드가 9.3점을 받은 것에 비교하면 한국 차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인 중형 승용차 포드의 토러스(8.0점), 고급차의 대명사인 벤츠 E클래스(9.0), BMW 5-시리즈(8.8점), 렉서스 ES330(8.4점) 등에 비해서는 훨씬 월등한 평가를 받고 있다. 미니밴이나 SUV 시장에서도 한국 자동차들은 도요타의 시에나(8.8점), 하일랜더(8.9점), 혼다의 오딧세이(9.6점), 파일럿(9.1) 등 최고 인기 자동차들과 대등한 수준에 올랐다.
한국 자동차들의 선전은 미국 시장 진출 초기의 값싼 소형차 위주의 마케팅에서 탈피, 중형차를 집중 공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현대의 쏘나타와 싼타페, 기아의 옵티마, 쏘렌토, 세도나 등 중대형과 SUV 차량들이 한국 차의 판매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물론 미국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여전히 ‘값싼 차’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소비자가 적지 않고 ▲애프터 서비스 등 대리점 서비스 개선▲ 판매망 확충 ▲저렴한 가격과 품질 보증에 의존하지 않는 마케팅 등 갈 길이 아직도 멀다.
특히 40%에 가까운 미국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며 약진을 계속하는 일본 자동차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도록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 내구성 있는 자동차들을 계속 생산해 내는 것이 최대의 과제다.
-미디어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