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가인
제목     르노삼성에서 '삼성' 떨어질까

르노삼성에서 '삼성' 떨어질까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삼성'의 브랜드를 떼어내면 어떻게 될까.

 업계에 따르면 르노가 삼성 브랜드를 사용키로 한 시점은 오는 2008년까지다. 이후에는 현재 '르노삼성'이 '르노'로 홀로서야 한다. 이를 두고 '삼성'의 브랜드를 차츰 떨쳐내 르노만의 체질을 강화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심심찮게 제기되곤 한다. 

 사실. 르노삼성은 출범 이후 '르노'보다는 '삼성'의 브랜드 덕을 보고 있다. 오죽하면 르노그룹의 슈웨체르 회장이 2년 전 방한했을 때 소문으로 나돌던 르노와 삼성 간 불화설에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을까. 그 만큼 '르노'와 '삼성'의 브랜드력 차이가 컸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여전히 국내에서 '르노'보다는 '삼성'의 힘이 절대적이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을 찾은 슈웨체르 회장의 움직임은 여러 면에서 많은 추측을 낳고 있다. 우선 슈웨체르 회장의 연설문이다. SM7 출시를 기념하며 읽어내려간 연설문에는 유독 '르노그룹'의 얘기기 많다. 르노가 서유럽시장에 성공적인 진출을 했다는 것과 르노그룹의 수익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 그리고 르노그룹 제품의 우수성이 무척이나 강조됐다. 통상 신차 발표회에서는 새로 나온 차를 우선 언급하는 게 일반적임에도 슈웨체르 회장은 르노그룹을 띄우는 데 주력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심지어 르노그룹을 향후 글로벌 톱3에 올리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밝혔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 '르노'의 홀로서기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르노삼성'에서 서서히 '르노'의 브랜드를 강조해야만 삼성과의 계약이 종결됐을 때 국내에서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르노삼성이 르노의 SUV를 생산하고, 자체 브랜드를 붙여 수출에 나설 경우 굳이 '르노삼성'을 써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도 설득력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게다가 슈웨체르 회장이 르노삼성을 르노의 아시아 허브로 삼아 중국을 공략하겠다고 언급한 것에서도 '르노'의 독자행보는 충분히 읽혀진다. 르노삼성이 SUV를 중국에 수출할 때 '르노삼성'보다는 '르노'를 앞세우는 게 '르노'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르노삼성'은 국내 브랜드로 유지하되 수출망은 '르노'로 통일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삼성'은 국내에서 '삼성'을 떼어내도 괜찮은 시점까지 사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렇게 '르노'가 홀로서기에 성공하면 메간 등 르노차종이 그대로 수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르노삼성이 지난해 '르노' 브랜드 완성차의 수입을 포기한 건 르노의 브랜드력이 국내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따라서 슈웨체르 회장의 이번 방한은 '르노'의 브랜드를 제고하는 동시에 향후 삼성과의 이별을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으로 '르노삼성'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선 '르노' 브랜드를 독자적으로 어떻게 국내에 정착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제아무리 제품이 좋다고 해도 브랜드력이 전제되지 못하면 시장에서 고전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이 SUV를 개발하면서 신중히 고민해야 하는 사안이다. 


-한경자동차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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