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테크-11] 자동차 겨울나기 체크 포인트
겨울철 관리는 차 상태와 수명에 영향 커
한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차를 손질하기가 어렵다. 기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자동차 월동준비를 꼼꼼하게 하는 게 좋다. 겨울은 특히 차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욱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 추운 날씨는 평소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점들을 악화시켜 운전자를 당황케 하며 해당 부품을 치명적인 고장으로 이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엔진
공회전 상태가 불안정하거나 엔진힘이 정상보다 달리는 상태라면 미리 정비업소에 들러 고친다. 그냥 놔뒀다간 기온이 갑자기 떨어졌을 때 큰 고장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엔진오일과 에어클리너 등의 점검은 기본. 각종 벨트류와 호스의 상태 등도 점검한다.
겨울철 시동이 어려운 디젤과 LPG엔진차는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디젤엔진은 시동 걸기 전 예열을 해야 하므로 예열장치에 문제가 없는 지 살핀다. 디젤차는 또 연료필터 내의 수분이 얼어붙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이는 연료필터 패킹이 불량해 그 사이로 물이 들어가거나 연료 자체의 품질에 문제가 있을 때 나타난다. LPG차는 시동 후 예열을 해야 한다. 예열없이 운행하면 가속을 해도 힘이 없고, 심하면 엔진이 정지할 수도 있다. 또 운행 후 시동키를 끄기 전 LPG 스위치를 눌러 연료 공급라인에 남은 가스를 다 소비하는 걸 잊지 말자.
▲부동액
요즘엔 4계절 냉각수를 쓰므로 겨울이라고 해서 매번 부동액을 새로 넣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지난 여름에 냉각수로 물을 많이 보충했다면 부동액의 농도와 양을 점검해야 한다. 냉각수가 얼어붙을 경우 엔진과 라디에이터에 치명적인 손상을 준다. 보통 부동액과 물은 50대 50의 비율로 섞는다. 냉각호스도 점검한다. 엔진이 냉각된 상태에서 손으로 만지다가 다른 곳보다 말랑말랑한 부분이 있으면 교환할 필요가 있다.
▲와이퍼
낡은 와이퍼는 교체하고 겨울용 워셔액도 준비한다. 주유소 등에서 무료로 보충해주는 일부 워셔액은 겨울철에는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추운 날 아침에는 와이퍼 블레이드가 유리 표면에 얼어붙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무리하게 와이퍼를 작동하면 블레이드뿐 아니라 모터에 무리를 준다. 앞유리의 눈이나 얼금을 긁어내는 용품도 마련해둔다.
▲히터·서리제거장치
추운 겨울날 히터가 고장나면 난처해진다. 히터는 라디에이터 팬센서가 온도를 감지해 팬을 돌려 작동한다. 팬센서나 릴레이가 불량이면 히터가 고장난다. 히터 바람이 따뜻하지 않거나 엔진 예열시간이 너무 길면 정비업소에서 서머스텟을 점검해달라고 한다. 히터를 작동시켜 불쾌한 냄새가 난다면 시중의 항균탈취제 등으로 냄새를 없앨 수 있다. 뒷유리 열선도 미리 점검해두자. 열선 중간부분이 끊어졌을 경우 간단히 수리할 수 있는 제품이 나와 있다.
▲배터리
평소에는 문제가 없던 배터리도 기온이 떨어지면 성능이 약화돼 시동이 안걸리는 경우가 있다. 배터리 윗부분 둥근 유리창 속 색깔을 보면 충전상태를 알 수 있다. 녹색이 정상이다. 평소 배터리 방전이 잦으면 발전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므로 발전기를 점검한다. 배터리는 잘 관리하면 4~5년도 쓸 수 있으나 교체한 지 3년 정도 됐다면 미리 새 것으로 바꿔주거나 만일의 고장에 대비해야 한다. 또 배터리 몸체의 단자와 케이블 연결선의 녹을 긁어내고 깨끗이 청소한다. 도로상태가 나쁜 곳에서 주행을 많이 했을 경우 충격에 의해 배터리 단자의 연결부위가 헐거워져 시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연결부위를 점검해 다시 조여준다.
▲배기장치
눈 올 때 도로에 뿌리는 염화칼슘은 차체를 녹슬게 한다. 이 때 부식이 가장 심한 부분이 배기장치다. 겨울을 몇번 지내고 나면 배기관이 부식돼 배기가스가 새는 일이 생긴다. 이 경우 환경오염뿐 아니라 엄청 큰 배기소음을 낸다. 차를 리프트에 올려 놓고 배기장치를 검사한다. 트렁크 바닥판에 작은 구멍이 있는 지도 살핀다. 오래된 차는 언더보디 코팅을 해주는 것도 좋다.
▲타이어
낡은 타이어는 눈이 오기 전에 교환한다. 요즘은 보통 4계절용 타이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굳이 스노 타이어로 바꿀 필요까지는 없으나 폭설을 대비해 스노 체인은 미리 준비한다. 눈길이나 언 길에서 제동력을 유지해주는 건 스노 체인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소 체인을 장착하는 연습을 해두면 갑작스런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다. 타이어는 공기압과 옆면의 상처와 흠 등도 점검한다. 스페어 타이어가 펑크난 상태로 있는 지, 잭이 잘 작동되는 지도 확인한다.
▲기타 관리상식
브레이크 라이닝과 슈 사이에 물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주차해두면 다음날 주차 브레이크가 풀리지 않아 애를 먹을 수 있다. 이럴 우려가 있을 때는 주차 브레이크를 잠그는 대신에 기어를 1단에 넣고 돌이나 나무토막 등으로 타이어를 받쳐둔다.
눈 때문에 스며든 물기가 얼어 도어 키가 돌아가지 않아 차문을 열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당황하지 말고 라이터 등으로 차 키를 가열한 뒤 여러 번 키홀에 넣으면 열 수 있다. 열쇠 구멍에 미리 약간의 오일을 넣어 놓으면 열쇠 구멍이 얼어서 추운 아침에 도어가 열리지 않는 걸 예방할 수 있다. 도어나 트렁크가 여닫히는 접촉부분에 오일을 살짝 발라주는 것도 요령이다. 수분에 의해 도어나 트렁크가 얼어붙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차 유리에 얼어붙은 성애나 눈을 무리하게 긁어내다가 유리에 흠집을 내게 된다. 이 때는 차 내부의 히터를 틀어 송풍구를 차창 쪽으로 향하게 하고 어느 정도 녹인 후 제거하는 게 좋다. 주차 후 신문지 등으로 차 유리를 덮어 놓으면 이런 불편을 덜 수 있다. 해가 잘드는 동쪽으로 차를 향하게 주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애제거제를 마련해두면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차체에 왁스칠을 충분하게 해 놓으면 차체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눈이 차에 쌓였을 때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겨울철 주차 때는 가능한한 양지 쪽에 차를 세워두면 엔진과 배터리의 성능을 제대로 낼 수 있어 시동성이 좋아진다.
김기호 기자 khk@autotimes.co.kr
-한경자동차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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