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르노삼성, 중형 이어 대형급 경쟁 돌입
현대와 르노삼성자동차가 대형 승용차시장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르노삼성이 오는 30일 대형 세단 SM7 출시를 앞두고 사전 예약판매에 들어가자 현대는 시장 수성전략을 마련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가 이 처럼 르노삼성의 신차 출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SM5의 약진 때문. 르노삼성의 SM5는 지난 2002년 한 때 EF쏘나타 판매를 앞지르는 등 선전하고 있다. 현대의 노조 파업에 따른 반사이익을 르노삼성이 누린 것이긴 하나 현대로선 "SM5에 뒤통수를 얻어맞았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이후 현대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모델로 1위 탈환에 성공,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런 배경을 이유로 SM7 출시를 바라보는 현대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현대는 SM7의 경우 3,500cc보다는 2,300cc가 주력모델이 될 것이란 점에서 뉴그랜저XG가 얼마나 타격을 받을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아가 현재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쏘나타에까지 영향이 미칠 경우 자칫 쏘나타의 신차효과까지 감소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SM7의 출시로 일부 차종이 영향은 받겠지만 그리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SM7이 뉴그랜저XG뿐 아니라 쏘나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에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는 따라서 SM7 출시에 맞춰 오는 12월부터 뉴그랜저XG 등에 우선적으로 판촉 프로그램을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SM7 판매추이를 보며 마케팅 수위를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현대와 제대로 한 판 붙어보자는 입장이다. 특히 SM7은 뉴그랜저XG뿐 아니라 에쿠스 등의 대형 세단과 비교해도 전혀 밀릴 게 없다는 판단이다. 게다가 현대가 공세적으로 나오며 SM7에 트집을 잡으면 오히려 SM7의 인지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내심 현대의 공격을 바라고 있다.
한편, 업계는 두 회사가 맞붙을 경우 선발업체인 현대측 손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가 섣불리 전면전을 전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SM7의 사전계약이 3,500대를 넘는 등 돌풍 조짐을 보이고 있어 현대가 어떻게든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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