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손해율 최고 '이유 있었네'
(전주=연합뉴스) 전북 도내 병의원을 상대로 한 교통사고 보험금 과다청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돈벌이에만 급급한 일부 병의원들의 '부도덕성'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전북은 보험사의 손해율이 전국 제일이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했는데 결국 일부 파렴치한 병.의원들이 이를 야기한 장본인으로 확인되면서 이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전주지검의 수사가 이번 주 안으로 종결되면 더 많은 병의원의 비위가 일반에 공개될 것으로 보여 도내 병원가에도 적잖은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검찰의 수사결과, 특히 교통사고 환자를 거의 전담하는 정형외과의 비위 수위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장이 구속된 P정형외과는 지난 2001년부터 올 6월까지 2년 6개월간 여러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1억1천600만 원(230명분)을 받아 가로챘고 I정형외과와 H정형외과도 같은 수법으로 각각 1억 원과 7천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같은 일부 병의원의 보험금 과다청구가 고스란히 일반인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데 있다. 병의원의 허위 과다청구로 손해를 입는 보험회사들은 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일반 운전자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북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보험회사의 손해율이 전국 평균(70%)보다 높은 85%를 기록, 보험회사들 사이에서 기피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때문에 일부 소규모 보험사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자동차보험'에서는 전북도내 거주 운전자의 신규 등록을 받지 않고 대형 보험사들도 신규 등록을 꺼리는 실정이다.
전북지역보험협회 임현묵(현대해상화재보험 팀장) 회장은 "지난해 도내 교통사고 환자 입원율을 비교해보니 전북은 전국 평균인 60%보다 훨씬 높은 80%로 분석됐다"면서 "이로 인해 보험회사들의 손해가 적지 않아 전북지역 운전자의 신규등록을 극도로 기피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병의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돈에 눈먼 일부 택시기사, 브로커 등의 담합이 문제"라며 "전주시내에 교통사고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만 60곳으로 인구가 비슷한 다른 도시보다 배가 많은데 난립으로 인한 경영난이 이같은 불법행위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북시민운동연합 최두현(35) 정책실장은 "결국 병원-브로커-택시기사로 이어지는 검은 고리를 끊으려면 일반 시민들이 부당한 보험청구에 따른 보험료 인상 부담이 자신들에게 전가된다는 사실을 환기시켜야 한다"면서 "수사기관도 사전 단속을 철저히 하고 보험회사도 심사기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실장은 "이번과 같은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관련법의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검찰의 준엄한 사법처리와 법원의 무거운 심판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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