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연인으로 변신했다. 한국타이어가 선보인 새 CF ‘러브스토리’편은 영화 러브스토리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자동차로 옮겨왔다.
눈발이 흩날리는 설원에 두 대의 차가 등장하고 남자 차가 윙크하듯 오른쪽 헤드라이트를 깜박거리자 여자 차도 화답하듯 오른쪽 앞바퀴를 살짝 돌린다. 뒤이어 음악이 깔리면서 펼쳐지는 러브신. 여자 차를 가운데 두고 원을 그리며 도는 남자차, 곧 두 연인(?)은 함께 어울려 돌기 시작하고 머뭇거리며 키스를 한 뒤 어깨를 나란히하고 화면 저쪽으로 함께 사라진다.
영화 ‘러브스토리’를 본 사람이라면 이 장면이 영화 속 주인공들이 공원에서 눈싸움을 하며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명장면이라는 것을 쉽게 연상할 수 있다.
CF 역시 자동차를 통해 남녀의 사랑을 재현한다. 그러나 그 사랑의 재현 속에는 한국타이어가 지닌 정서적 편안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과거 한국타이어 CF가 속도감이나 안정성 등 기술적인 면을 주로 부각시켜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CF는 최근 광고업계에 부는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상품의 기능적 측면을 단순히 홍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이미지 제고는 물론 문화적 반향까지 염두에 둔 것이다. 광고 종반부에 흐르는 카피 ‘엔조이 드라이빙(Enjoy Driving)’도 같은 맥락이다. 타이어의 생명인 ‘안전’을 뛰어넘어 ‘운전을 즐길 것’을 권유하고 있다.
광고를 제작한 광고대행사 TBWA측은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거듭나고자 하는 한국타이어의 새로운 캠페인과 맞물려 정서적인 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문주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