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진덕용(37)씨는 지난 주말 가족들과 자가용을 이용해 단풍구경에 나섰다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 휴게소에 들렀다 출발을 하려 했으나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았던 것. 진씨는 혼자서 여러 방법을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해 긴급출동 서비스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서비스 요원은 “시동을 끈 다음 핸들을 비틀면서 내린 것이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이처럼 갑자기 차에 이상이 생길 때가 있다. 자가용 보급은 이미 선진국 수준에 올라섰으나, 운전자들은 간단한 정비지식조차 없어 운행 도중 차에 이상이 생기면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다. 흔히 발생하는 차량 이상과 응급 대처 요령을 알아본다.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① 스타트 모터가 돌 때:일단 스타트 모터가 돌아가면 배터리나 모터에는 이상이 없는 것이고 연료계통 고장일 가능성이 높다. 연료를 점검해 충분하면 연료펌프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연료가 부족해 시동이 안 걸릴 때는 연료탱크가 위치해 있는 차량의 뒷쪽을 흔든 뒤 시동을 걸면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있다. 타이밍 밸트가 끊어지거나 마모된 때에도 시동이 안 걸리는데 바로 정비를 받아야 한다.
②스타트 모터가 안 돌 때:배터리 방전이나 발전기 고장으로 봐야 한다. 발전기가 정상이면 다른 차의 배터리와 연결해 시동을 걸 수 있지만 발전기가 고장이면 즉시 교환해야 한다. 배터리가 나갔을 경우 수동변속 차량은 2단 기어에 클러치를 밟은 상태에서 차량을 밀어 어느 정도 탄력을 받았을 때 클러치를 놓으면 시동이 걸린다.
③ 배터리가 약할 때:모든 전기 장치를 끈 상태에서 10∼30분 정도 기다렸다가 시동을 걸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스위치를 꺼도 엔진이 꺼지지 않는다=엔진이 과열되면 스위치를 꺼도 계속 돌아갈 수 있다. 이럴 때는 가속페달을 꽉 밟아 휘발유가 기화기에 다량 분출되도록 하면 혼합 가스가 진해져 시동이 꺼진다.
▲신호대기 중 시동이 저절로 꺼진다=점화계통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차를 도로변으로 옮겨 플러그와 디스트리뷰터 연결 부위의 금속을 점검해야 한다. 평소 플러그와 디스트리뷰터는 자주 점검하는 것이 좋다.
▲주행 중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다=원인은 브레이크 오일 라인의 공기 유입, 브레이크 디스크나 드럼 과열, 브레이크 오일 누출, 브레이크 마스터실린더 불량, 브레이크 캘리퍼나 휠 실린더 불량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일단 주행중 브레이크 이상이 느껴지면 당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침착하게 변속기어를 저단으로 바꿔 엔진브레이크를 걸고 어느 정도 속도가 낮아지면 주차 브레이크를 힘껏 당겨 차를 세운다.
아주 위급할 때는 도로 측면이나 가드레일 등에 부분적으로 수차례 부딪쳐 감속을 시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타이어가 펑크 났다=요즘 자동차는 대개 튜브리스 스틸 레이디얼 타이어를 사용해 소리를 내며 요란스럽게 펑크 나는 일은 거의 없다. 운행 도중 자동차의 주행이 이상하게 느껴져 살펴보다 펑크를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타이어가 펑크 난 상태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펑크 난 타이어쪽으로 미끄러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브레이크 페달을 여러 번 나눠 밟아 일단 차를 세워야 한다.
고속주행 도중 펑크가 나 타이어가 파열되거나 공기가 급속히 빠지면 차체가 기울어져 핸들을 놓칠 수 있다. 이럴 때 절대 브레이크를 밟아서는 안 된다. 핸들을 직진 방향으로 누르듯이 단단히 잡고 엔진브레이크로 서서히 속도를 떨어뜨려야 한다.
▲키가 돌아가지 않는다=시동을 걸려고 할 때 키가 돌아가지 않는 것은 핸들의 잠금장치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키를 가볍게 돌리면서 핸들을 좌우로 툭툭 치듯이 돌리면 잠금장치가 풀린다.
▲머플러에서 흰 연기가 난다=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머플러에서 흰 연기가 나면 엔진오일이 타는 것이다. 엔진의 피스톤, 링 등이 불결하거나 실린더, 밸브, 핀 가이드 등이 마모됐을 경우에 나타나며 즉시 수리를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김기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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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004-11-0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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