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로 만든 '공해없는 디젤' 대량생산
(뉴욕=연합뉴스) 원유에서 추출되는 디젤만큼 에너지 효율이 높으면서도 공해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차세대 연료가 중동지역의 소국 카타르에서 대량생산된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5일 보도했다.
저널은 엑손 모빌과 로열 더치/셸, 셰브론 텍사코 등 석유업체들이 걸프해역에 위치한 카타르 북부 공단지대에 200억달러를 들여 천연가스 액체변환(GTL)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올해중 이 공장을 통해 생산되는 'GTL 디젤'이 시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널에 따르면 천연가스에 열을 가하고 산소와 물을 가해 태워 일산화탄소를 발생시킨뒤 코발트에 노출시키고 이어 압축을 가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GTL 디젤'은 청정연료로서 천연가스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은 일반 디젤에 못지 않다. 디젤은 휘발유보다 에너지 효율이 3분의 1 가량 더 높지만 공해물질을 배출하는 것이 단점이었다.
'GTL 디젤'은 생산단가가 배럴당 14달러 정도여서 원유 가격이 배럴당 47-48달러에 이르는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매우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원유 가격이 배럴당 25달러 선으로 떨어져도 채산성이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지적했다. GTL은 2차대전 중 원유 확보난을 타개하기 위해 독일 나치 정권이 개발한 석탄을 이용한 석유생산 기술에 기원을 두고 있다. 인종차별 정책으로 국제사회의 무역제재를 받고 있던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이 기술을 적용해 석탄으로 석유를 만들어 사용해왔었고 카타르에 GTL 공장의 건설을 제안한 것도 남아프리카공화국 기업인이었다.
카타르는 세계 매장량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천연가스 이용을 촉진할 수 있는 이 방안에 관심을 갖고 자국에 진출한 주요 석유업체들에 GTL 공장을 건설할 것을 주문했고 중동지역에서는 드물게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카타르에 사업근거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석유업체들은 이에 적극 호응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GTL 디젤'이 특히 자동차 연료로 널리 사용될 경우 세계 에너지 수요의 26%를 차량이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에너지 산업에는 혁명적인 변화가 초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널은 그러나 이 새로운 연료가 지금까지는 극히 소량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며 이처럼 대규모로 생산된 적이 없고 제조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점은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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