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비틀
제목     비틀 '독일의 힘...자부심'..경제성/내구성 '으뜸'

비틀 '독일의 힘...자부심' .. 경제성/내구성 '으뜸'

명차의 기준은 무엇일까?

가장 비싼 차일 수도 있고 가장 빠른 차일 수도 있다.

어떤 이는 지옥의 경주로 불리는 다카르랠리처럼 극한 환경에 잘 적응하는 차를 명차로 꼽기도 한다.

그러나 오랫동안,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 온 차가 있다면 이 또한 명차의 반열에 오를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비틀은 세계적인 명차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비틀의 원래 이름은 국민차 혹은 대중차를 뜻하는 폴크스바겐이었다.

그러나 비틀은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반원의 독특한 곡선에서 비롯된 딱정벌레(비틀)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비틀은 경제적이고 단단하고 내구성이 좋은 차다.

시끄럽긴 하지만 생산비가 적게 먹히는 공냉식 엔진은 손질이 필요없고 수리도 쉬웠다.

단종될 때까지 60여년간 한결같았던 1천1백92cc 엔진은 비록 가속은 느리지만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하루종일 최고 속도로 몰아도 고장이 없었다.

디자인도 매력적이다.

은색은 세련되고,빨간색은 앙증맞고,까만색은 섹시하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노란색은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가 어렵다.

55년에 9백47달러였던 오리지널 비틀을 요즘에 살려고 하면 3만달러를 주고도 못구한다.

시간이 갈수록 인기와 명성을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틀의 진정한 가치는 좋은 자동차라는데만 있지는 않다.

성능좋고 값도 싼 국민차를 만들어 내라는 히틀러의 지시로 페르디난도 포르쉐 박사가 개발해 38년에 첫선을 보인 비틀은 성장하는 독일의 힘이자 독일 국민의 자부심이었다.

2차 대전이 시작된 후 비틀은 최초의 본격적인 수륙양용차로 개조되어 유럽 북부전선에 투입되기도 했다.

이 수륙양용차는 쉬빔바겐(독일어로 "수영하는 차"라는 뜻)으로 불렸다가 전후 "암피카"라는 이름으로 주문 생산되어 최초의 시판용 수륙양용차가 되기도 했다.

이 모든 비화들이 저렴하면서도 튼튼하고 개성이 넘쳤던 비틀의 영광과 명성을 설명해 준다.

비틀은 1978년 유럽에서 생산이 중단되기까지 모두 2천2백만대가 팔렸다.

생산된 차를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두바퀴도 넘게 돌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단순히 판매대수로만 본다면 도요타의 코롤라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지만 2세대가 넘는 긴 세월동안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이어지면서 사랑을 받은 차는 비틀밖에 없다.

그리고 그 명성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폴크스바겐사가 비틀에 이어 "골프"라는 소형차를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폴크스바겐이 소형차를 잘만드는 회사라고 했다.

그러나 1994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뉴비틀이 등장했을 때 세계인들은 매력으로 가득찬 모습에 반하면서도 다시 일어나고 있는 자동차 독일의 기술과 독일 국민의 능력을 경계하기까지 했다.

뉴비틀만큼 최근 세계 자동차산업의 흐름인 복고와 영역파괴( cross-over )의 특징을 적절하게 보여준 사례가 없기 때문이었다.

복고디자인에 골프의 차대를 바탕으로 탄생한 뉴 비틀은 현대적인 메커니즘을 가득 실어 잘달리고 편하고 조용하기가 꿈결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뉴비틀은 자동차 전문가들 사이에서 큐빙 모델( cubing model )로 불리는 최신의 자동차 디자인과 제품기술을 가장 잘 구현한 차로도 손꼽힌다.

며칠전 다녀온 제네바모터쇼에서도 폴크스바겐 차는 세계 최고의 감성품질을 갖고 있었다.

자동차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한 나라의 국력과 국민의 자부심을 함께 보여주는 국가의 상징이라고 한다.

우리 한국에서도 1976년 생산된 첫 고유모델 승용차 포니가 남미 에콰도르에 수출되어 1백50만 이상을 사고없이 달리다 다시 한국에 들어온 사례가 있다.

이에 반해 비틀은 2백10만 이상을 달린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장없이 전 세계를 누비는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자동차가 하루빨리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채원 <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장 >


 


-한경자동차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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